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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쁜' 장애인이고 싶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복지연대
조회
3,651회
작성일
21-05-22 21:27

본문

 

 

 

1.png

 

 

책을 읽어 나가는 동안 장애에 대한 나 스스로의 관대함(?)에 대해 고민하게 된 시간이었다. 그중 오랫동안 몸을 담아온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깊은 지 확인했다. 저자가 말한것처럼 정신건강 복지의 발전은 나 같은 관계자들이 저해하고 있는 건 아닌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동정적 관점, 이것이 나의 가장 후진성이라고 반성했다.

 

장애인 복지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를 하는 사람들에게 희생정신이 아니라 문제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통찰을 주었다.
개별적 이해 없이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람에게 무조건적으로 도움을 줘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돌아보게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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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을 인용하면, 지금처럼 노동이 오로지 상품 가치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생산성이 낮다면 그 노동은 당연히 경쟁에서 진다. 장애가 있으면서도 온전히 모든 노동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장애인이 자본주의 사회의 노동력 경쟁에서 이기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장애인의 ‘일’ 문제의 근본은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든, 지금의 자본주의 질서가 노동하는 인간의 가치를 극단적으로 상품화하며 그 생산성을 거의 유일한 평가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에서 찾아야 할 것이 아닌가 한다. 

왜 ​장애인과 그의 삶은 노동 능력에 따라 그 가치가 정해져야 하는가? 그가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배제되거나 혹은 최소한의 삶의 조건에 기꺼워해야 하는가?

​비장애인조차 노동력과 생산성을 기준으로 노동 시장에서 축출되고 사회에서 떨려나는 마당에, 장애인이 사회에서 온전히 포섭되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 낯설다. 그러나 이런 낯선 주장과 인식으로 장애에 대한 이 사회의 배제를 뒤엎지 않고서는, 현재 장애가 없는 사람을 포함해서 모두가 결국 사회에서 배제되는 처지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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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장애와 꼭 같은 논리로 노인을 배제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보면, 장애(인)의 문제는 단숨에 보편적인 문제로 넓어진다. 상품으로서의 노동에 가장 높은 가치를 두는 자본주의 인간관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물음이 되는 것이다.

일상의 노동에 매이다보면 일하기 위해 출근하는지, 자아실현을 위해 일하는지 잊어버릴 때가 많다. 몸 담은 조직을 위해 밤낮 쉬지 않고 일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일하는 기계로써 자의든 타의든 언제 멈출지 모르는 불안한 근무 환경 속에서 소진될 때까지 계속 돌아가고 있다.
어찌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일한 생산 수단인 우리의 노동을 상품화하는 것이 당연한지 모르겠다. 그러나 어느덧 인격은 사라진 채 노동은 상품이 되어 가격이 매겨지고 시장에 진열되어 선택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인간의 소외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사상에 물들어 장애인을 대할 때 은연 중 경제적 가치로 평가할 때가 많다. 언제까지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경제적 가치로 평가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루 빨리 평가의 기준이 달라지기를 요구하고 활동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