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정보 바로가기

자료실

발간자료

  1. HOME
  2. - 자료실
  3. - 발간자료

[연재기사] 유쾌한 탈시설 성공기, 이런 글 보고 싶다면...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복지연대
조회
48회
작성일
21-06-03 09:25

본문

 

 

 

유쾌한 탈시설 성공기, 이런 글 보고 싶다면...

[새로운 서울 복지를 그리다 ①] 서울시 장애인 탈시설 정책의 문제점 및 과제 
 

장애인복지서비스는 3단계 발전을 이루며 진행되었다. 첫 단계는 장애인을 분리·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에 따라 수용시설을 만들어 장애인을 수용하고 의식주를 해결하였다. 현재 수용시설이 생활시설로, 생활시설이 거주시설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집단생활에 따른 개인의 자율성 훼손이라는 근본적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두 번째 단계는 장애인을 지역사회에서 재활·훈련하고자 하는 단계로, 장애인복지관, 주간보호센터, 보호작업장, 그룹홈 등과 같은 지역사회 전문 재활기관을 장애인이 방문하여 서비스를 제공받는 형태이다. 장애인이 전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문가에 의한 통제, 서비스 시설만 이용하게 되어 지역사회와 관계가 단절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세 번째 단계는 장애인 당사자의 선택과 자기통제권에 따른 자립생활을 강조하는 것인데, 활동지원 서비스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장애인복지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것이다. 단계적 발전은 목숨만 연명하는 것도 인권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전문가에게 훈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으로의 변화, 또다시 지역사회에서 장애인 당사자가 자율성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으로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장애인 탈시설-자립지원 정책

장애인 권리 쟁취를 위한 장애인권리보장법과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 촉구 농성선포 결의대회

 ▲  장애인 권리 쟁취를 위한 장애인권리보장법과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 촉구 농성선포 결의대회

ⓒ 빈곤사회연대

그런데 장애인의 자립생활 패러다임이 우세한 현재에도 첫 단계인 수용시설과 두 번째 단계인 지역사회재활시설이 예전 방식대로 운영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거주시설이 과거 패러다임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사회 삶도 보장하지 않고, 장애인의 자율성도 보장하지 않는 정책에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이에 대안으로 나온 정책이 '장애인 탈시설-자립지원 정책'이다. 즉 시설에 있는 장애인이 탈시설하여 지역사회에서 자율성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와 더불어 현재 지역사회에 사는 장애인도 자율성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탈시설-자립지원 정책을 선도적으로 집행한 지자체는 서울시이다. 서울시는 시설거주인의 탈시설 욕구 파악 조사(서울시정개발연구원, 2009)를 가장 먼저 실시하여, 탈시설 관련 종합대책을 수립·시행하였다. 현재 서울시는 1차 5개년 계획(2012~2017)에 이어 2차 5개년 계획(2018~2022)을 시행 중에 있다.
또한 2009년부터 국내 최초로 탈시설 업무를 서울시복지재단에 위탁하여 전환서비스 지원 모델 개발, 자립생활주택(체험홈·자립생활가정 포함) 입주인 지원, 서비스 질 관리, 운영사업자 역량 강화, 입주심의 등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장애인이 자립생활 할 수 있도록 이전 비용을 지원하고, 초기정착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탈시설자립지원금 정책도 시행 중이다. 


그들이 놓친 것

자립주택

▲  자립주택
ⓒ unsplash
 

그러나 이러한 서울시의 선도적 탈시설-자립지원 정책에도 많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첫째, 장애인이 탈시설 이후 지역사회에 완전히 정착하기 위해 서울시는 중간 과정으로써 자립주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장애인들이 중간과정에 머무르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게다가 자립주택은 당사자의 소유 또는 임대 형태가 아니라 사업 운영 기관의 이름으로 소유 또는 임대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장애인 당사자의 주체성은 탈시설 이후에도 주어지지 않고, 장소만 옮겨진 수용시설에 거주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지역사회와의 관계 성립이 안 되고, 자기 주도적 삶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장애인이 탈시설 해도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지 못하거나, 자기 주도적 삶을 살지 못한다면 탈시설의 의미는 없어질 것이다. 지역사회와 관계 맺기 없이 거주 공간만 지역사회로 옮겨 놓는다면, 시설에 있을 때보다 더 외로울 수밖에 없고, 재미도 없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기존 거주시설을  맴돌게 되고, 재입소를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

당사자의 선택을 존중하라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탈시설 이후에 곧바로 자신 명의의 (임대)주택으로 이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 'Barrier Free Living(BFL)' 단체는 1990년부터 2013년까지 우리나라의 자립주택과 같은 전환거주서비스(transitional housing)를 제공하였다. 비록 전환거주서비스는 쉼터, 세끼식사, 작업치료, 간호, 사례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였지만, 장애인 당사자의 선택과 자기통제보다는 전문가의 보호가 우선시 되었고, 결국 장애인의 자립이 요원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자립 개념을 받아들여, 전환거주서비스를 종료하고 지원거주 프로그램의 한 형태인 BFL 영구거주 아파트 프로그램을 도입하였다. 이는 거주공간이 필요한 장애인에게 독립생활 가능성의 유무와 상관없이 일단 아파트를 제공하고, 이후 필요한 지원을 자립생활의 철학에 맞게 제공하였다. 짧은 시간이지만 50가구와 70명에게 아파트 및 원룸 아파트를 제공하였다(이동석, 2019). 
 

영구거주 아파트 프로그램

 ▲  영구거주 아파트 프로그램
ⓒ unsplash


이처럼 장애인이 시설에서 나오는 경우, 독립 체험을 하기 위한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일반 아파트와 같이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주도적 삶을 살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주택, 민간임대주택, 주거급여 등과 연계해야 하고, 이와 더불어 최초 거주공간 구성을 위한 비용, 자립정착지원금, 생계비 등에 대한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거주공간이 마련되어도 주택관리 등 거주공간 관리가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거코디네이터와 같은 주택관리 서비스가 필요하다. 현재 서울시가 이와 같은 지원주택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둘째, 분산된 주거 제공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관계와 사랑, 일과 기여, 실제적인 주거 권리, 시민으로서의 권리, 자기결정과 임파워먼트(권한 부여) 등이 확보되어야 한다. '커뮤니티 케어 서비스'를 받더라도 지역사회 생활을 향유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거주공간의 제공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이 주도적 삶을 살 수 있도록 각종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장애인이 주체성을 갖고 살 수 있는 '좋은 지역사회(decent community)'는 이용자와 제공자의 협동생산, 지역사회 참여 촉진, 대안 공동체 지원과 같은 대안적 접근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Duffy, 2015; 김용득, 2018 재인용). 
셋째, 발달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위해 의사결정 지원서비스가 필요하다. 현재 후견제도밖에 없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정책을 개발하여 당사자의 자기 결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신체장애인들을 위한 지원 정책과 더불어 의사소통 또는 의사결정 지원 정책, 시각 의사소통을 하는 편의시설 등이 필요하다.
현재 활동지원제도 외 다른 정책들이 전혀 시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발달장애인, 특히 중증발달장애인들이 탈시설하여 지역사회에서 일상을 영위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탈시설을 하여도 지역사회에서는 '투명인간'일 뿐이다. 이에 따라 발달장애인 의사결정 지원 정책들이 개발되고 시행되어야 한다. 

<참고 문헌>
- 김용득(2018). '탈시설과 지역사회 중심의 복지서비스 구축 방안-자립과 상호의존을 융합하는 커뮤니티 케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년 '보건사회연구' 콜로키움, 커뮤니티 케어와 보건복지서비스의 재편 p.17~38. - 서울시정개발연구원(2009). 탈시설화 정책 및 주거환경지원 학술연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유동철·김미옥·김보영·김용진·김정하·박숙경·윤상용·이주언·이왕재·전근배·정진·조아라·홍인옥·조혜진(2018). 탈시설 자립지원 및 주거지원 방안 연구. 보건복지부·동의대학교 산학협력단.- 이동석(2019). 커뮤니티 케어와 장애인 탈시설, 자립지원. 한국장애인개발원. 장애인백서 p.54~77.- Duffy, S.(2015). Thoughts on intentional community. www.centreforwelfare- reform.org.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