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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탈시설하는데 13년... 이유는 이곳에 있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복지연대
조회
154회
작성일
21-06-03 09:32

본문

 

 

 

탈시설하는데 13년... 이유는 이곳에 있었다

[새로운 서울 복지를 그리다 ②-2] 조합원 vs. 종사자 갈등 일으킨 탈시설 이후 대책


발달 장애인 거주시설 '도란도란'은 사회복지법인 대한성공회 서울교구가 운영하는 곳으로, 2009년 12월 28일에 설립되었다. 설립 목적은 장애인의 자립생활지원과 탈시설이다. 20명이 정원인 거주시설로써, 학대피해 당사자 즉 염전, 농장, 고물상 같은 곳에서 강제 노동한 피해자들을 치유하고 자립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대한성공회 사회복지재단과 장애우 권익문제연구소, 지자체 등이 논의하여 만든 국내 최초 쉼터 기능의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이다. 


도란도란은 지난 3월 3일, 시설에 남은 마지막 거주인이 마을로 이사하게 되면서 국내 최초로 모든 거주인이 거주시설에서 지역사회로 탈시설하게 되었다. 그런데 시설 설립 이후 거주인이 탈시설하는데 자그마치 13년이 걸렸다. 시설 거주인들이 탈시설 하기까지 왜 이리 오랜 시간이 걸린 걸까?

   

보통 장애인 거주시설에 학대 피해 당사자가 입소하게 되면 당사자와 시설 간 계약서를 쓴다. 계약 내용은 다양하지만, 핵심적 내용은 1년 내외, 즉 6개월에서 1년 정도 학대 과정에서 겪은 상처와 트라우마 등을 체계적으로 살피고, 당사자가 원하는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립 훈련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기관의 설립 취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거주인의 자립능력을 향상시키고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통합하여 탈시설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탈시설 지연 이유

이 기관의 설립 취지에 담겨 있는 탈시설의 의미는 거주 당사자가 주거와 경제적 자립 실현 등을 통해 삶의 행복을 추구하도록 시설과 법인이 지원하는 것이다. 법인과 종사자들은 당사자들의 탈시설과 지역사회 자립을 여러 차례 시도하였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탈시설이 실현되지 못했다.


사회복지법인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의 도란도란은 거주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자립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시 거주 쉼터로 출발하였지만, 일반적인 장애인 수용시설로서의 기능 유지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 당사자의 탈시설이 지연되었다. 

  

탈시설에 따른 고용승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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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관계자들이 2020년 6월 2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 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성공회 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인거주시설 '도란도란'에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징계, 부당노동행위, 시설폐쇄 등의 문제가 있었다며 이를 규탄했다. ⓒ 연합뉴스

 

탈시설뿐 아니라 법인의 시설 운영에 한계를 느낀 종사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한 이후에 거주 당사자 인권에 기반한 탈시설이 실현될 수 있었다. 탈시설이 진행되면서 거주자들이 줄어들게 되고, 결국 거주시설이 없어지게 되는 현실을 보게 된 시설 종사자들은 자신의 고용에 불안감을 느끼며 조합원들과 갈등을 일으켰다.

  

조합원들은 서울시의 장애인 인권정책의 핵심 목표인 탈시설화를 위해 본업에 충실했을 뿐인데, 종사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시설폐쇄와 비자발적 실직이었다. 어찌 보면 탈시설에 따른 시설폐쇄와 고용불안은 당연한 순서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울시와 법인에 수차례 요청하였다.


왜냐하면 종사자들이 오로지 장애 당사자의 탈시설을 위한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탈시설 이후에 대한 대책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대한성공회 법인은 사업 전환을 하지 않고 시설폐쇄를 신고했고, 서울시도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3월 29일, 서울시는 장애인 인권정책의 핵심 목표인 탈시설화를 위해 전국 최초로 관련 조례 제정 내용을 포함하는 4대 주요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탈시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종사자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도란도란 시설폐쇄로 인한 노동자 고용 문제를 서울시와 법인 그 누구도 책임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서울시의 고용불안해소 노력은 '미사여구'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탈시설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종사자 고용 안정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탈시설은 국가와 법인의 약속이자 의무

 

탈시설은 장애인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수단과 방법이지 목표가 아니다. 또한 탈시설은 국가의 약속이고 의무이다. 그리고 법인의 약속이고 의무였다. 그 약속과 의무를 국가와 법인으로부터 위임받은 거주시설 노동자들은 그 약속을 실천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 약속이행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국가와 법인은 약속이행을 해태하거나 소극적으로 임하였고, 오히려 현장 노동자들이 그 약속이행을 적극적으로 실천하였으며, 서울시와 법인에 탈시설 이행을 촉구하였다.


탈시설 정책이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거주시설에서 당사자들을 가장 가까이서 돌보고 함께 생활한 종사자들의 고용문제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여 서비스의 연속성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서비스 전달체계의 변화와 인권의식의 변화 등으로 탈시설은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에 도란도란의 문제를 어느 한 법인의 문제 또는 한 시설의 문제로 축소하여 바라볼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 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끊김 없는 서비스를 지원하는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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