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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umn(Welfare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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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께

 

얼마전 국회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 개정법안이 심사소위를 통과하면서, 

처음부터 우리가 만들었고, 키워왔고, 그리고 자부했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이제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막상  법개정안이 심사소위를 통과되었을 때는 그리 크게 실감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곰곰히 생각할수록 우리가 패배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힘들게 보내고 있습니다.

 

작년 5월 법개정(안)이 발표된 직후에 연석회의를 조직하고 대응해서

그나마 최저생계비 개념을 존치하고 생계 의료급여 수준을 법조문화한 것에 위안을 삼아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번 기초법 개정은 몸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옷을 갈아입힌 것이 아니라,

아예 호적에서 이름을 파고 강제로 해외입양을 보낸 셈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국민기초생활보장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그냥저냥의 공공부조 프로그램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수급자의 권리는 각 프로그램으로 파편화되어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더욱 좌절시키는 것은,

조각조각 파편화된 이 제도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이제 법률 조항으로만 남아있는 최저생계비는 제도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사문화된 조항이 되었습니다. 제도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허울뿐인 최저생계비를 누가 진지하게 계측하고 연구하고 논의하겠습니까?

그저 각 급여별로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정한 기준중위소득의 몇 %하는 식으로 기계적으로 적용시키고 말겠지요.

 

게다가 교육급여와 주거급여는 그나마도 없이 소관 행정부의 장이 재량으로 정하게 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형해화되고 각 소관부처의 장이 참가하는 사회보장위원회가 힘을 발휘하겠지요.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전국적인 최저생계비 조사는 무의미하게 되고, 따라서 저소득층의 소비생활에 대해서 알 수있는 방법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모든 사회보장 급여는,

최저임금과 더불어 최저생계비를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사회보장기본법의 조항도 따라서 사문화되는 것입니다.

이건 단순히 예산이 얼마 늘었다, 수급자가 몇 명 더 늘었다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더 나아가서는 복지국가 체제 차원의 문제입니다. 

 

왜 우리가 저들에게 패배했는지, 제 나름대로 패인을 복기중입니다.

바둑도, 이긴 바둑이 아니라 패한 바둑을 복기해야 실력이 느는 법, 진지하게 복기한 결과 패인은 우리의 실력부족이었습니다.

 

프레임 설정, 논리개발, 정치권 설득, 여론 형성 등 모든 면에서 우리는 항상 수세적 타협적 자세로

한 박자씩 늦게 대응하였고, 게다가 적전분열마저 있었으니 패배는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저들 주장의 대척점에 우리의 성을 단단히 쌓고, 단일대오를 갖추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어도 힘든 싸움이었는데...막바지 국회작업은 질서있는 퇴각을 위한 명분쌓기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득 15년전,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법안 통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기초보장 연대회의 집행위원들이

법안통과 소식을 듣고, 서로 얼싸안으며 환호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하지만 이제 모두 옛날 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패배의 수치를 안고 옛 이야기로 흘려보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개별급여로 파편화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미래 전망과 전략에 대해서 

전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합니다.

 

문 진영*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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