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의 오랜 관성은 집단의 요구에 말 잘 듣고, 일 잘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권력자의 요구와 조직 대의명분에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저항하지 않는 사람을 선호한다.
집단과 권력자는 소수를 이해할 만큼의 시간적 물질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과거 트렌드는 변명하고 있다. 그러한 과거 트렌드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젠 개인이 주어가 되는 '느슨한 연대'를 통해 수평적 공동체 생활로써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책 제목이 「느슨한 연대」이기 때문에 시민운동의 관점에서 시대변화에 발맞춘 운동방법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책을 읽어 내려갔다. 그러나 이 책은 직접적으로 시대와 사람들의 인식변화 그리고 연대와의 관계에 대해 서술하지 않는다. 다만, 시대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여러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내가 이 책을 통해 얻고자 했던 통찰은 어느 순간 사라져버렸고, 여러 주제에서 제공하는 정보만으로 유익해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여러 주제의 함의를 느슨한 연대와 연결지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다독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 거 같다.

이렇게 흥미로운 책을 접하게 해준 책 소개자에게 고마울 뿐이다. 누군가 추천해주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생각을 하니 아찔하다. 책장을 넘기면서 요즘의 트렌드에 대해서 너무 무지했다는 자책의 헛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긱고용, 바이오해킹, 플뤼그스캄, 플로깅, 베리칩과 같이 처음 접해보는 단어와 사회현상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신조어를 못알아 듣는 경우 크게 부끄럽지 않았는데, 이러한 문화트렌드를 모르는 것에 대한 충격이 다소 컸다. 또한 급변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젊은 사람들이 갖추게 되는 결혼관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서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문화와 가치관이 변하는데 반해 사회복지 현장은 그 변화에 매우 수동적이거나 체감조차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를 숙지하고 상식을 넘어, 우리 조직과 사회복지 당사자들의 의식과 사고에 부응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할 때라고 절감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