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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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복지연대
- 조회
- 3,715회
- 작성일
- 21-05-22 21:32
본문
세상을 바꾸는 언어라는 제목만 들었을 때는 강원국의 대통령 글쓰기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 생각났다. 이 책도 이와 같은 글쓰기 도서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사용하는 언어 중 틀린 말과 글을 상당부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말과 글이 이미 체화되어서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책 내용 중 함께 나눴으면 하는 부분은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민주주의적 진보를 이루려면 국민들의 생각과 의식을 바꾸고 문화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즉 정치, 더 세부적으로 정치인만 바꾼다고 새로운 세상이 오는 것이 아니라 깨어 있는 시민이 각자 처한 자리에서 전례를 답습하지 않고 이전과 다른 새로운 생각과 비전을 실천하지 않으면 사회 변화는 요원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세상에서 권력이나 지위, 명예 등을 가졌다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끊임없이 구별 지으려고 노력하지만 막상 나라에 큰 일이 닥쳤을 때는 민초라고 불리는 국민들이 나라를 구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비판적 사고로 책을 들여다보면, 피로회복, Miss 등 우리가 잘못 사용하고 있는 언어습관을 지적하고 있는데 저자 또한 이러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잘 사는 것을 부유하게 사는 것과 동일시하고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엄연히 다른 말로써 잘 사는 것은 올바르고 예의를 갖춰 사는 것 등을 의미하고 부유하게 사는 것은 돈이 풍부하여 부족함 없이 사는 것을 의미한다. 두 단어의 반대말을 생각하면 구분이 훨씬 쉬워지는데, 잘 사는 것의 반대말은 못 사는 것이고, 부유하게 사는 것의 반대말은 가난하게 사는 것이다. 가난하지만 잘 사는 사람이 있는 반면 부유하지만 못 사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잘 사는 것을 부유하게 사는 것과 동일시하며 사용하고 있는데, 이의 사용습관을 반성해 보아야 한다. 우리 인생에 있어 진정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성찰하기보다 잘 사는 것이 부유하게 사는 것이라는 등식으로 우리 모두를 물질만 쫓게 만드는 사회에 일침을 놓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사회에 일제의 잔재나 바르지 못한 말이 이렇게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아 경각심을 느꼈다. 나도 모르게 잘못된 단어들을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해 상처를 주는 일이 없도록 올바른 것을 알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복지쪽에 일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다양한 분야와 소외된 사람들에 대하여 민감성과 배려를 갖추는 것은 두 말 할 것이 없다.
끝으로 관련 책을 읽는 것과 사회단체를 통해 정보를 얻고 참여함(동참)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는 바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잘못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한국사회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었다. 물론 노골적으로 노무현 전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칭송하지만,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대학생이 아닌 청년을 배려하는 못하는 사회, 국회의원의 금배지, 조선족을 대하는 태도, 학벌주의, 집단이기주의, 구호 외치는데 혈세 낭비하는 행정, 올바른 표현에 대한 고민 없는 언론과 방송계 등을 비판하며 내세우는 저자의 대안이 인상적이었고 수긍이 되었다.
나름 일본어를 경계하며 언어생활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더 많은 일본식 표현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영어식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