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길이 되려면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복지연대
- 조회
- 3,818회
- 작성일
- 21-05-22 21:35
본문
이 책을 통해 사회역학이라는 학문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사회학처럼 사회 문제의 원인을 찾고 개인과 집단 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듯이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찾아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지금까지 질병을 개인의 부주의, 유전, 가족력 등 개인적 차원에서 원인을 찾았는데 책을 접하면서 개인이 접하고 있는 공동체의 사회적 환경 또한 질병의 원인에서 빼놓지 말고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의 사회적 환경은 주어진 고정물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토대 위에서 형성된 것인데도 왜 질병의 원인을 항상 개인 차원의 고정된 요인으로만 가정하는지 질문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모습은 가난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질병의 원인에 대해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연일 폭염으로 사망자가 20명이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자연환경만 탓하고 있을뿐 대한민국 국민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사회현상과 문제에 대해서 한 층 더 깊게 사고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사회역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에 대해서 눈뜰 수 있게 되었고, 복지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학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국민에 대한 국가의 수수방관적인 태도, 노동자를 기만하는 기업의 횡포, 동성애자와 트렌스젠더 등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잣대에 대해서 합리적이고 다양한 통계와 연구자료를 제시해줌으로써 이해의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었다. 방대한 영역에 대한 저자의 주장들을 함축적으로 결론내리기는 어렵지만, 내게 주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라면 건강한 사회적 관계망이 건강한 구성원을 만들 수 있으며, 소외된 소수자 편에 함께 서있어 줄 사회복지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최근 직장을 옮기시고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계신 허지선 선생님께서 책모임 참석자를 위해 작지만 귀한 달팽이 크림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책 나눔과 선물 나눔 그리고 끈끈한 정이 있는 빡책모로 모두 모두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