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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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복지연대
- 조회
- 3,744회
- 작성일
- 21-05-22 21:39
본문
책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왕따의 정치학은 왕따 현상과 기제에 대해서 잘 설명해 주었다. 나에게 불행이 닥쳤을 때 나보다 약한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으면 위안이 되는데, 모든 사람이 왕따를 할 때 나 하나 편승한다고 그 고통이 더해지지 않기 때문에 죄책감 없이 왕따 만들기가 진행되다는 것이다. 피해자와 가해자만 존재한다고 해서 왕따 만들기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동조자, 방관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 강화자와 방어자도 있다.
그러나 나는 왕따 만들기에 관심이 가기 보다 좌파를 세분화하여 구좌파와 신좌파 구분하고 이들의 특성을 서술한 곳에 관심이 쏠렸다. 신좌파는 서구적 맥락에서 1968년 이후에 만들어진 용어로써 좌우를 모두 거부하면서도 진보적인 삶을 지향해서 붙여진 용어다. 신좌파는 탈권위주의 문화, 탈물질주의 문화를 추구하지만 구좌파는 경제적 진보를 추구하고 권위적이며 시민사회나 시장보다는 국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러한 구분을 알게 된 후, 진보 내에서 왜 이렇게 잡음이 많고 분열과 감정싸움이 이루어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진보적 가치의 변화, 퇴색이라는 근본적 이유보다는 이러한 가치를 추구하는 행태, 리더십, 방법 상의 부조화가 문제이기 때문에 소통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책을 읽는 도중 호기심이 발동하여 저자에 대해 검색해봤는데 저자가 탐관오리 조병갑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친일파 자손에 대한 감정 비슷한 감정으로 색안경을 끼고 책을 읽었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인지 다소 자기 변명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고 아무렇지 않게 자기자랑이 버무려진 정치가의 서적이란 느낌이 강하게 남는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 최근의 정치 흐름을 띄엄띄엄 알고 있는 나에게 다소 맥락을 매끄럽게 이해하기에는 어려웠다. 그러나 4장을 중심으로 프랑스 혁명과 신좌파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고, 상식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기보다는 모르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번책을 통해 정치에 대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신좌파와 구좌파에 대한 정의에 대해서는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정치적인 왕따 현상이 우리가 속한 조직이나 공동체 어디에나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정책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사고하며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좀 더 지지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