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자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복지연대
- 조회
- 3,720회
- 작성일
- 21-05-22 21:39
본문
첫 장에서부터 음습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왜냐하면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으로부터 철저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사육 됐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싸이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는 글을 읽을 때 주인공이 내 자신이라고 생각하며 읽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에 몰입할 수 없었다. 그리고 연신 남자 주인공에게 욕을 퍼부으며 읽어 내려갔다.
첫 장을 어렵게 마치고 장(chapter)이 이어질수록 장마다 서술자의 시점이 달라진다는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그러나 소설 전개가 치밀하지 못하고 주요 사건의 이유에 대해서도 이렇다할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이 독자로 하여금 답답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끈적끈적한 책이었다. 시간을 역으로 거슬러오르면서 알게되는 사실에 소름이 돋는다. 근친상간이라는 말은 보통 힘의 불균형 속에서의 폭력이라는 의미로 이해했는데, 서로가 원하는 상황일 때 사회적 윤리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윤리를 절대적으로 적용해야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불건전하다고 느껴져서 싫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