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하고 있는 현상들을 조목조목 짚어가다 보면, 이런 변화에 관심을 두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처지에 감사하게 되고, 한편으론 너무 둔감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닌지 경각심을 갖게 된다. 안그래도 '4차산업 혁명이다, 인공지능이다' 등 변화란 놈은 무서운 속도였는데, 코로나 이후 가속도는 더해졌다.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방대하다. 크게는 11가지로 분류를 해놨고 그중 한 챕터만이라도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려고해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일상속에서 새로운 기술과 기기들에 감탄하는 일은 많다. 그러나 정작 이런 흐름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각자의 식견을 나누는 일은 드물다. 이노베이터나 얼리어덥터가 되기 위함이 아니라 환경에 변화에 우리는 어떤 가치와 철학을 갖고 행동해야하는지 끊임없이 성찰해야한다는 새삼스런 숙제를 받았다. 한두달 후면 김용섭이라는 저자는 라이프트렌드 2022를 선보일 것이다. 은근히 기다려지는 재밌는 책 시리즈다.  

평소 트렌드에 민감한데, 이는 개인의 성향으로서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적으로도 필요한 덕목이라 생각해왔기 때문에 본서는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그런 데다,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을 경험하며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또는 앞서 변화할 것인가는 나 자신의 과업이기도 하다. 

세상이 멈춘 것 같아도 결코 멈추지 않았다. 다른 차원에서 거침없이 휘몰아치고 있는 변화의 거대한 파도에 덮일 것인지, 또는 그 파도를 타고 신나게 유영할 것인지 기로이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는 평소 내 지론에 맞춰 생각의 방향키를 잡아준 책이다.

한편으로는, 사회복지사로서 우리의 실천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이러한 변화의 기로에서 더욱 취약할텐데,,, 변화가 오히려 더욱 큰 차별과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이 상황에서 그 분들을 어떻게 지원해줄 수 있을 것인지,,, 하는 아픈 고민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어느덧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뒤처지지 않는 세대가 되어버려 살짝 서글프고 약간의 위기감 있다. 그 자체가 트렌드인 MZ 세대가 부럽기도 하다. 

욜로(You Only Live Once, YOLO)가 부각되면서 파이어(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FIRE)도 함께 부각되었다. 욜로의 핵심은 ‘한번 사는 인생이니 내 방식대로 치열하게 살아 보자’에 가깝고, 파이어의 핵심은 ‘(돈 많이 벌고 불려서) 경제적 독립을 하고 돈 때문이 아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잘 살자’다. 욜로와 파이어는 인생의 주도권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살자는 공통된 의도를 가지고 있다.  

개인이 경제적 독립을 하지 않더라도 국가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본권(교육, 주거, 의료, 사회보험)을 보장해 준다면 한 번뿐인 인생 의미 있게 살려고 하지 않을까?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갖춰진다면 근면성실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발적 노동, 효율성 그리고 창의력 등을 발휘하여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을 가능케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