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현장 조직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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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복지연대
- 조회
- 3,750회
- 작성일
- 21-05-22 21:45
본문
이 책을 소개한 선생님께서 책에 대한 호불호가 있다는 얘기를 했다. 당연하게 받아들였지만 읽고 난 후 어떤 지점에서 갈리는지 얼추 짐작이 갔다. 이 책은 사회복지현장에서 꽤나 오랜 기간 일해온 종사자들이 평소에 느끼는 안타까움과 바람들을 죄다 모아놓은 결정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주장하듯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지혜로운 리더가 기관을 운영하고 종사자들의 패러다임이 변한다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사회복지현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정작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고 있지 않다. 설사 실행할 수 있는 묘책과 실행과정을 상세히 설명한다해도 기존 관성을 떨쳐낼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가능성인데 말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만을 또 한번 느끼게 만들 뿐이며 책에 대한 호감을 갖지 못하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책이 구성원과 사회복지기관이 만들어가야 할 조감도로써 역할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리고 우리 기관이 서있는 현주소와 방향을 되짚어보고, 다소 아픔이 있을지라도 변해야한다는 노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된다.
저자는 기관의 리더로써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역할을 하고 있는지, 운영하는 기관은 어떤 혁신이 진행중인지 궁금하지만 부차적인 사항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건 나와 우리 현장의 반성과 성찰, 그리고 혁신을 향한 발걸음을 옮기는 일이다.
‘복지현장 조직혁신’에서 많이 등장하는 단어 세 가지는 ‘신뢰’, ‘권한 이양’, ‘존중’이다. 비단 사회복지조직뿐이겠는가, 불편하게도 우리 사회복지계에서 더욱 필요하다는 역설이 있다.
저자는 슈퍼비전을 위계적 지도 감독이라고 인상적으로 해석한다. 틀리지 않다. 사례관리라는 용어도 대단히 전문가 주의적 단어라고 지적한다. 역시 전혀 틀리지 않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조직 민주주의와 관련된 좋은 글들을 우라까이(기자들의 은어로, 다른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적당히 바꾸어 자신의 기사로 만드는 행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민주적인 조직이 되기 위한 여러 가지 조건들을 모조리 소개하고, 이 조건을 어떻게 자신의 조직에 적용했는지 거의 기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작 독자들이 궁금해하고 기대하는 것은 저자가 자기 조직(사단복지법인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에서 겪은 비민주적 문화와 관습을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과 과정을 거쳤는지 일 것이다. 이러한 내용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계속 읽어 내려갔지만 맨 끝부분에 몇 줄 나오는 가 싶더니 이내 자취를 감춰버렸다. 그러다보니 공허해지고 공감이 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