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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 1년, 계약갱신권은 더 강화돼야 한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복지연대
조회
672회
작성일
21-07-30 12:56

본문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계속거주권의 발판이 마련된 지 1년이 지났다. 1회에 불과한 것은 작은 진전이지만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된 것 자체는 계약기간이 2년으로 정해진 1989년 이후 31년 만의 큰 걸음이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임차인의 협상력을 보완하고 갱신청구의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한 ‘인상률 제한’은 동시 시행되었지만, 전월세 신고제의 시행은 유예되었다. 향후 전월세 신고제가 본격 시행되면, 실거주 사유로 임차인을 내보내고 실제로는 실거주하지 않아도 적발하기 어려운 문제는 해소될 것이다. 임대차 시장의 변화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제도 도입 초기에 있을 수 있는 부작용을 제대로 진단하고 올바른 처방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의 전세 매물 품귀와 가격 상승을 둘러싼 여러 가지 분석이 있다. 현상을 둘러싸고 여러 관점에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임대차 개정 3법에서 모든 문제가 비롯되었다는 식의 언론 보도들은 매우 우려스럽다. 주거안정의 측면을 의도적으로 도외시한다면 불순한 흠집내기이고,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전세가 줄어든다는 주장이라면 역사적 관점도 결여된 것이다.


1990년대 중반 30%에 달했던 전세의 비중은 계속 줄어들고 있었다. 이미 2016년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어차피 전세의 시대는 갔다”고 했을 정도다. 전세금 반환의 여유가 있는 임대인들부터 계속 전세를 월세화하여  2019년에는 전세 비중이 15%, 월세 비중은 23%가 되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전세 보다 훨씬 많아진 월세가구에도 필요한 권리다. 그런데 이미 전세보다 훨씬 많아진 월세 부문에서의 주거안정에 가져오는 효과에는 의도적으로 눈을 감고, 그 전부터 줄고 있던 전세의 축소 원인을 31년만에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에서 찾는 것은 악의적 분석이다.


특히 세입자의 입장에서 더욱 고약한 것은, 결과적으로 임차인들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시도다. ‘성실한 세입자가 2년 더 살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이 다른 세입자가 집을 구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주장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를 넘어, 임차인 사이에서의 갈등과 우리 사회의 분열을 부채질한다.


1주택자든 세입자든, 누구나 원하는 기간만큼 주거안정을 누릴 권리가 있다. 신규진입자를 위해서는 꾸준히 주택을 공급할 일이지, 현재 살고 있는 성실한 세입자도 마음대로 내쫓을 수 있어야 비로소 다음 세대가 집을 구할 수 있다는 논리는 무책임함을 넘어 비겁하고 무도하다. 전세금을 마음대로 올려가며 투기의 종자돈을 마음대로 동원할 수 있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일부 다주택자들의 처지만을 대변할 것이 아니라,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해 투기의 금단증상을 이겨내길 독려하는 것이 언론의 도리다.


세입자가 살던 집이 당장 빈집이 된 것도 아닌데, 전세매물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계약갱신을 많이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매물이 감소한 것만 보고 정책이 실패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 법 개정 때문에 증여가 많아졌다고도 하지만 향후에도 무한정 증여가 늘어날 수는 없다. 그동안 계속거주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문제인 것이며, 이제 한발 내딛은 거주의 권리와 이전의 자유가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룰 방법을 찾는 것이 미래지향적인 자세다.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이전에도 평균 거주기간은 3.4년이었다는 사실은, 그 전에도 절반 정도의 세입자들은 계약을 1회 연장을 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갱신 횟수를 무한정으로 보장하거나, 3년 계약기간을 2번 갱신하는 등 다양한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현재의 2년 계약을 유지하고 이를 1회 연장하는 안으로 수렴한 것은 기존의 시장질서를 존중하고 새로운 제도도입의 충격을 최소화하려 했던 조치다. 그러나 이미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이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무기계약이 자연스러운 세상에 살고 있는 많은 나라들의 세입자의 처지를 우리나라 세입자라고 마냥 부러워만 해야 할 이유는 없다.


이미 줄고 있던 전세가 더욱 줄어들 것을 걱정한다는 핑계나, 초기의 반발과 부작용을 침소봉대하여 주거권 신장을 위한 임대차보호의 대의를 거부하려는 주장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처음 제정되어 겨우 1년의 거주기간을 보장받게 하던 1981년 이전의 상황으로 퇴행할 것이 아니라, 당장의 진통을 이겨내고 우리의 후손들에게 어떠한 세상을 물려줄 것인지를 되새기며 계속거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담대히 나아갈 때다. 



2021년 7월 30일

집걱정없는세상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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