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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당국을 대표해 '서울형 복지' 옹호자로 나선
이성규 서울시복지재단 대표이사의 반론에 답한다

 
최근 서울복지시민연대의 기고(3/25: 서울형 그물망 복지, 텅 빈 전시용 사업 아닌가?)나 '2010 유권자희망연대' 주최의 서울이슈 관련 토론회를 통해, 오세훈 서울시정의 서울형 복지에 대한 비판들이 이루어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복지재단에서 <오마이뉴스> 등을 통해 이성규 대표이사 명의로 반론문(4/16: 서울형 복지가 거품? 지방선거 앞둔 정치적 수사)을 게재하였다.
 
반론문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히(?) 서울형 복지에 대한 비판은 온당치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한 부분으로 주로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첫째로 서울형 복지에 대한 비판적 입장에서 '과다한 홍보' 혹은 '거품'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서울형 복지의 홍보는 문제될 점이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서울시가 선전하는 대표적 서울형 복지사업인 희망플러스통장사업이 예산과 사업규모가 작아 전시적이라는 비판에 대해, 예산이 적다고 해도 중요한 사업이며 서울형 복지 전체적으로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복지재단에서는 "서울형 복지는 수백 개의 단위사업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은 당연히 기존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서울형 복지가 포장지만 바꾼 것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복지 영역이 매우 넓고 복합적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비판이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전반적인 반론의 논지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서울복지재단의 주장과는 달리, 서울형 복지사업의 주체인 서울시는 이에 대한 입장이 다른 점을 우선 지적하고자 한다. 서울시는 (반론문에서와 같이) "몇 가지 새로운 프로그램과 대다수 기본의 프로그램을 묶어 시민들이 복지 프로그램에 대해 잘 알고 활용할 수 있도록 브랜드화한 정보제공"에 초점이 있다고 말하고 있지 않다. 정보제공에 초점이 있다고 하면 그래도 수긍할만한 점들이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그간 서울형 복지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거나 정치적으로 활용해 온 부분은 그 이상의 측면에서다.
 
언론과의 인터뷰나 홍보과정에서 서울시는 "과거의 퍼주기식 복지와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서울형 복지의 의미를 누누이 강조해왔다. 특히 기존 사회복지서비스와의 차별성에 대한 강조는 서울형 복지에 대한 이야기에서 대단히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통장 사업이나 인문학 강좌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서울형 복지 전체 대한 홍보에 비해, 통장 사업 규모가 미미하다는 거품론이 제기되자 "서울형 복지는 수백 개의 단위사업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 대부분은 당연히 기존 복지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온당한가? 서울복지재단이 서울형 복지는 '당연히' 기존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서울시의 공식입장을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이게 공연한 트집이라고 생각된다면 시정 홍보나 포장의 관행에 너무 익숙해져 시민의 복지증진 자체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린 탓은 아닐까? 서울형 복지에 대해 비판하는 측이 오히려 "복지 영역이 넓고 복합적이라는 점을 모르고 있다"는 식으로 얼버무리는 것은 가당치 않다.
 
사실 서울시는 과거에 복지를 '퍼주어 본' 역사가 없다. 그런데 퍼주기식 복지가 아닌 다른 복지를 하겠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다. 하지만 이 논의는 여기서 더 이상 하지 않겠다. 자산형성사업방식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빈곤상황에 비추어 적절한 우선과제인지도 복잡한 논의가 필요하니까 여기서는 생략한다. 자산형성사업(IDA)이 의미가 있다고 주장한다면 굳이 틀렸다고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기존 복지와 달리 통장사업을 필두로 하는 새로운(?) 복지가 서울형 복지라고 선언하고 나서, 그 양이 작아 전시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해서는 '기존의 퍼주기식 복지'까지 다 서울형 복지예산에 끌어넣어 예산을 부풀려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한 과장광고이다. 또한 서울시는 절대빈곤층 지원예산을 줄여 통장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심각한 양극화 상황 속에서도 절대빈곤층 지원 사업은 실제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도 예산을 잘게 나눠 타이틀만 요란한 수백 개의 단위사업을 늘린다 해서 전체로서의 '서울형 복지'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다.
 
요즘 선거와 관련해 무상급식, 무상보육, 방과후 학교프로그램 전면적 확대, 여러 수당, 심지어 무상의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것들이 보통 보편적 복지라고 이야기되는 것들이다. 그런데 서울형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 자주 언급돼왔던 것은 화장실, 공원, 보도블록 같은 사업들이다. 그리고 이 사업들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이니 선별적이지 않고 보편적이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보편적 복지' 프로그램으로서는 앞의 다른 주제들에 비해 토목이나 건설사업의 성격이 강하다.
 
홍보를 위해 서울형 어린이집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형 어린이집은 민간보육시설을 국공립보육시설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이 11.1%(보건복지가족부, 2009)밖에 되지 않는 서울시에서, 국공립보육시설이 서울형 어린이집의 우선 사업대상이 되었다는 점은 아이러니이다. 결국 덜 필요하지만 더 쉬운 사업을 먼저 했다는 것이다. 실적이나 보여주기 중심의 전시적 성격이다.
 
게다가 '서울형 어린이집'이란 브랜드 홍보효과는 시민들로 하여금 민간보육시설조차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립시설로 오인케 어처구니없는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것은 시민들에 대한 명백한 기만이다. 그러는 한편 국공립보육시설 자체의 확충계획은 최근 크게 후퇴해, 08년 35개 국공립 보육시설을 확충한 서울시가 서울형 어린이집을 시작한 2009년에는 고작 18개 국공립시설을 확충하는데 그쳤다.
 
최근 서울시에서는 서울형 복지에 그물망 복지라는 용어를 함께 써가며 그 연계성을 높이고 씨줄날줄로 물샐 틈 없이 복지서비스의 연결을 도모한다고 하고 있다. 핵심 관건은 누구나 알다시피 현장 사례관리가 얼마나 충실히 이루어질 수 있는가이다. 이를 위한 투자를 생략하고 그물망을 구성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런데 지금 서울시는 이 현장 사례관리 보강투자를 피해서 그물망을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어쨌건 서울복지재단에서는 단지 콜센터와 같은 역할은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어디에 가서 어떤 서비스를 신청하세요"하는 콜센터 안내수준은 벗어난 것 같아 다행이다.
 
하지만 의심은 풀리지 않는다. 서울시 권역별로 움직이는 수백의 자원봉사자들이 발굴한 수천의 복지대상자에 대한 서비스를 대체 어떤 전달체계를 통해 전달하겠다는 것인가? 그물망 복지센터의 몇 명 전문가가 상담을 한들, 서비스에 대한 집행은 결국 현장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왜 외면하려는가? 지금 통장사업에 대해서도 그 관리에 대해서는 1인의 인건비에도 미치지 않는 금액을 일선 사회복지관·지역자활센터에 주며 '인건비와 사업비' 모두를 충당하며 사례관리를 하라고 주문했던 바 있다. 서울형이든 그물망이든 현장에 대한 보강을 회피하는 현재 사업방식으로는 시민의 복지체감을 높일 수 없다. 일선 사회복지실천 현장의 피로도와 이에 따른 부실도 당연히 가중될 것이다.
 
홍보 거품에 대해 한마디 더 보태고자 한다. 이성규 대표이사의 반론대로 "서울형 복지라는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은 시민고객들로 하여금 복지 서비스 정보를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며, 나아가 복지 서비스의 대중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한 점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딱 그만큼의 의미에서만이다. 정보 접근성의 도모를 넘어서 업적이나 성과의 상징으로 둔갑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런데 서울형 복지는 정보 접근성 도모의 선을 이미 한참 넘어가 있다. 그간의 행보로 보아 처음부터 그러한 선에 머물러 있을 생각은 아니었던 듯하다.
 
수백 가지의 기존사업에 몇 가지의 새로운 사업을 섞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것으로 이야기하는 홍보 양상, 그리고 전반적 복지재정 확충에서의 소극성, 복지현장보강을 우회하는 사업방식 등에 대해 우리는 주목한다. 이것을 우리는 '거품'이라는 단어로 표현하였다. 이 표현이 서울시가 그간 서울형 복지에 대해 홍보해온 것에 비해 과도한 정치적 수사이거나 편향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메니페스토 관련 자료에서는 민선 4기 서울시의 공약 245개의 절대다수(사실상 모두 다), 그리고 복지와 관련된 공약은 전체가 정상추진 혹은 완료됐다고 서울시는 평가하고 있다. 시민들과 복지현장에서의 체감과는 크게 다르다. 서울시 사회복지와 관련된 내용이 모두 다 잘 진행되고 있는데 왜 꼬투리를 잡느냐는 식의 상황인식이라면 이는 정말 큰 문제이다. 과장되고 잘못된 오해를 가져올 수 있는 정보는 꼭 바로잡아야 한다. 서울형 복지가 '전체 서울시 사회복지'의 개선을 가져왔다는 식의 정보에 대해서는 여러 사안별로 구체적인 내용의 비판이 더 필요하다.
 
이번에는 서울형 복지에 대한 옹호가 서울시에 의해서가 아니라 서울복지재단 대표의 기고를 통해 이루어졌다.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짚고자 한다. 애초 서울복지재단이 탄생할 때부터 우려됐던 시각, 즉, 서울복지재단이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기관으로서 일선복지현장과 서울시 사이에 훌륭한 가교역할을 하기보다는 서울시의 충실한 산하기관으로서 또 하나의 관의 옥상옥으로 존재할 것이라는 시각이 현실로 되는 것 같아 매우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앞으로는 스스로 책임지고 있음을 자처하는 관변기구 말고, '진정' 책임 있는 시당국자의 직접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바이다.
 
따라서 우리는 서울복지재단이 아니라 서울시가 직접 나서서 해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성규 대표이사의 기고문에서는 재단이 서울복지시정의 상당부분을 책임지고 있다고 하니, 서울복지재단에 한마디 촉구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일선 현장의 강화에 일차적으로 집중하지 않는 서울형, 그물망은 성공할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을 최우선적인 과제로 설정해야 한다. 이를 뒷전으로 미루는 일을 정당화하면 복지현장과는 그만큼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복지재단에서는 서울 복지시정을 '책임지는 입장'이라 정책주체나 재정주체가 아닌 시민과 복지현장의 의견이나 불만은 중요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재단은 서울시 복지 일선 현장과의 거리나 인식 차이에서 그 정체성이 내외부에 각인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0년 4월 22일
서울복지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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